오픈웹아시아 '08(openWebasia '08)에 다녀왔습니다. 오픈웹아시아는 세계지식포럼(World Knowledge Forum)의 세부 행사 중 하나로 Insights and Best Practices, Innovations in Asia, Collaboration, East meets West 총 4개의 세부 세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아시아의 뛰어난 웹 서비스들에 대한 좋은 성공사례와 함께,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 시장과는 다른 아시아의 독특함, 해외 서비스들이 아시아를 바라보는 눈, 끝으로 아시아의 기업들이 국내에 머물러 있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될 때 고민해야 할 부분 등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행사 내용에 대해서 일반적인 기록 형식으로 옮겨오는 것은 의미가 없을 듯 하고, 컨퍼런스를 지켜보고 든 생각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1. 같은 아시아가 맞을까?
‘아시아’라는 시장은 아주 아주 독특합니다. 우선, 언어부터가 그러하겠죠.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중국/일본의 세 동아시아 국가는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국가인데요. 반면, 가까운 지리와는 다르게 전혀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한자문화권이라는 점에서 서양에 비해서는 동질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말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는 그리 다르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거기에 중국어를 사용하는 곳은 중국, 한국어는 한국, 일본어는 일본으로 각각 자국의 언어만 쓰기도 하는 점이 특이하기도 합니다.
반면, IT인프라는 정말 잘 갖춰져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중국의 경우는 영토의 크기가 워낙 커서 다르긴 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는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폰 접속 지역이 거의 전국의 모든 지역에 가까운 곳이죠. 발표 중에 나온 재미있는 비교처럼, 미국의 경우 광대역(Broadband)를 의미하는 속도가 200Kbps이상(혹은 768Kbps?)인데 반해, 한국과 일본은 100Mbps(100,000Kbps)정도 되어야 광대역으로 분류한다고 하는군요.
높은 인터넷 보급률, 지리/언어적 독특함, 가족(혹은 공동체)을 중시하는 문화적인 성격은 그런 특성을 잘 포함하는 자국만의 웹 서비스/SNS서비스들을 발전시켜왔습니다. 결국, 한국/일본/중국의 서비스는 각 국의 이용자는 이웃 나라의 서비스들을 전혀 모를 정도로 자국 시장에만 열중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중국의 웹 서비스들은 (가입자 및 시장가치 면에서)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상위권을 갈아치우고 있지만, 바로 옆 대한민국에서는 서비스의 이름조차 들어본 일이 없을 지경이니 말이죠. 한국의 싸이월드가 일본에 진출했지만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중국이나 일본의 성공한 서비스들이 국내에 들어온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시아에 묶여서 세계와 다른 차별점이 있고, 아시아 내에서도 전혀 섞이지 않는다고 할까요?
#2. 자국을 넘어……
그럼에도 틈은 있었습니다. 웹에서 조금 눈을 돌려 게임 영역으로 돌아간다면 말이죠. 대표적인 사례는 중국에서 제작된 온라인 게임인 Perfect World였습니다. 발표자로 참여한 Perfect World의 부사장(vice president) Bill Wang은 자사의 게임이 중국을 넘어서 한국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사랑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Perfect World 중국 내 4,000만 명의 유저를 가진 거대 게임 업체이며, 동시접속자수가 무려 100만 명에 달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저는 온라인 게임을 잘 안 해서 몰랐는데, 한국의 경우 해외 게임에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를 개발한 블리자드(blizzard)에 이어 2위의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이 게임은 완미세계라는 이름으로 CJ Internet계열의 회사인 넷마블에서 서비스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강의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마지막 발표자로 참석했던 Mahalo.com의 CEO였던 Jason Calacanis의 프레젠테이션이었습니다. Mahalo.com은 사람이 질문과 답변을 올려서 검색 결과를 만드는, 그 스스로도 밝혔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네이버의 지식IN과 비슷한 서비스입니다. (발표 중에 알게 된 사실은 그의 부인이 한국인이고, 장인 어른에게 물어가면 네이버의 지식IN서비스를 배우기도 했다는군요) 그는 유명한 검색엔진을 통해서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원하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는 확률이 너무 낮다는 점에 착안해서, 질문에 대한 답을 사람이 해주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하는군요.
흥미로운 부분은 그의 서비스가 아니라, 그가 했던 말들 때문입니다. 그는 더 많은 창업자들과 벤처들이 생겨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시아의 가치, 한국의 가치를 가진 서비스들이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제 막 시작하는 기업의 일원이 된 저에게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말이었습니다.
끝으로 정리를 하자면, 가장 먼저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결론(^^)이 나오고, 두 번째 단순히 웹 서비스(물론 모바일 등을 포함해서)를 다른 나라의 언어로 변환하는 것으로 해외에서 성공시키기 어렵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과연 어느정도 다른 나라에 대한 언어 및 문화에 대한 감각이 있는 사람이 참여한다고 해도 과연 가능할까란 생각도 들더군요. 끝으로, 웹이 모니터를 벗어나 점차 휴대폰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명확한 사실인 듯 합니다. (아쉽게도) 한국의 폐쇄적인 이동통신시장이 그런 흐름을 느리게 하고 있긴 하지만(그래서 모바일을 통한 성공한 서비스가 하나도 없지만), 결국은 그렇게 진행되는 것은 자명한 이야기가 되겠죠. 모두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겠으나, 저 스스로에게는 참 많은 생각거리가 되는 결론입니다. 여러분은 어땠나요?




